아는척 하지마라.
왠만하면 모두 알고 있다고 착각하지 말라
다음의 예시문을 해석할수 있는지 한번 테스트 해보라.
사병의 후손인 사병이 사병에 걸렸으나 사람들은 사병으로 알고 무시했다.
그러나 뜬금없이 그는 동네에 돌아다니던 사병에 의해 죽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더 놀라운것은 죽음의 원인이 사병에 의한것이 아닌 사병이라는 사병이었던것이다.
아마 이 글을 읽고 대부분은 '말장난이네' 라고 생각할수 있다.
아니면 교훈을 줄만한 어려운 문제일것이라며 곰곰히 생각해보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위의 글은 당신의 해석과 일치 할 수도 있으나, "아는척 하지마라"는 글 제목처럼 당신이 틀렸을 가능성이 높다. 즉, 당신의 해석은 작자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는것일수 있다는것이다.
위의 글에는 사병이라는 단어가 8번 들어가지만 실제로 같은 단어가 중복 된것이 아니다.
즉, 사병으로 알고 무시했는데, 사병에 의해 죽었고, 원인은 사병으로 밝혀졌다라는 문장은 매우 이상하기 짝이 없다. 사병으로 알고 무시했는데, 역시 사병이었다라던지.. 뭐 이래야 말이 맞는데, 뭔가 이상할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나도 이 문장을 만들기 위해 '사병'이란 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를 모두 찾아봤기 때문이다. 위의 문장을 글 쓴 의도대로 해석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신라 경덕왕때 사병의 벼슬을 얻었던 자(司兵)의 후손인 병사(士兵)가 죽을병(死病)에 걸렸으나 사람들은 꾀병(詐病)으로 알고 모두 무시했다.
그런데 그는 뜬금없이도 동네에 돌아다니던 개인병사(私兵)에 의해 죽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더 놀라운것은 죽음의 원인이 '개인병사'에 의한것이 아닌 사증으로 인해(邪病) 생기는 죽을병(死病)이었던 것이다.
위에 한자로 표기한 글자의 독음은 모두 "사병"이다.
단순히 동음이의어들 때문에 생긴 '난독현상'이라고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맥락을 알면 어느정도 알수 있지 않나라고 생각할수도 있고, 네이버등을 찾아보면 알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작자가 의도했던 의미와는 판이한 내용으로 만들어 버릴수도 있는것이다.
가령 똑같은 말을 이렇게도 해석할수 있다.
개인병사의 후손인 신라의 벼슬아치가 사증으로 인해 죽게 되었으나, 사람들은 모두 그를 일개 병사쯤으로 알고 무시했다.
그런데 그는 뜬금없이도 동네에 돌아다니던 죽을병에 의해 죽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더 놀라운것은 죽음의 원인이 죽을병때문이 아닌 '사병(특정병명)'이라는 꾀병때문으로 밝혀졌다.
누가 죽긴 죽었지만, 죽은 원인이나 죽은 사람의 신분은 완전 달라졌다.
즉, 자신이 다 알고 있을것이다 혹은 모두 이해했다라고 생각했을때, 과연 작자의 생각과 의도를 내가 제대로 파악했는지를 다시 한번 파악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위의 경우는 '작자'외에는 알수도 없겠지만, 이런 일들이 비단 이런 동음이의어의 난잡한 배열 때문에 생기는것만은 아니다.
세상에는 나의 상식수준과 다른 사람들이 많다.
그 수준은 나보다 높을수도 있고 낮을수도 있다.
 네이버뉴스 ::: 클릭하면 원본기사로
오늘 네이버 뉴스를 보다가 참 재미있는 리플을 발견한것이다.
<사병 월급으로 부모님 해외여행 '효도'>라는 기사에서 발견된 리플이다.
사진과 함께 제시된 글 내용은 월급이 매우 적은 일반 사병(士兵)이 월급을 꼬박꼬박 모아 100만원의 돈으로 부모님 휴가를 보내줬다는 미담이다.
사진과 함께 제시되었고, 급여수준을 이야기 하는등의 맥락상 위에서 칭하는 사병은 '죽을병'이나 '개인의병사'류의 내용이 아닌 병역을 하고 있는 '군인'을 이야기 하는것을 쉽게 알아차릴수 있다. 그런데 아래에 이런 답글이 달렸다.
이분은 본 기사에서 나오는 사병을 '개인병사'로 해석하는 바람에 참 민망한 실수를 저질렀다. 아니 따져보면, 이분은 잘못 해석한것이 아니라 "사병"이란 단어는 모두 사병(社兵)으로 알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심지어는 글을 쓴 기자에게 따끔한 충고도 해준다
"어휘력 공부 좀 하세요" ㅠㅠ
참 이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 자신의 잘못과 이해력, 어휘력따위는 전혀 생각을 하지 않는 바람에 바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뻘쭘하게 만들어버리는 상황. 진짜 친구였다면 정말 함께 쪽팔리는 상황. 뭐라고 옆에서 아니라고 이야기하는것 마저도 비참한 상황이다.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은 아래에 많은 쌍욕들로 "리플러"를 욕해주고 있다.
본 리플러의 아이디를 클릭하면 본인의 블로그로 연결되기도 하고, 블로그에는 자랑스럽게도 자신의 얼굴을 크게 걸어두고 있다. 이런말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정말 "무식하면 용감하다"라고..
그런데, 이 글은 겨우 이 리플러 한명에 대해 찌질대기 위해서 쓴것은 아니다.
난 이글을 보면서 혹시 내가 어딘가에서 "저런모습"이진 않을까.
정말 "무식하고 용감하게" 입에서 나오는대로, 귀에 들리는대로, 눈이 보이는대로 이야기 하고 다닌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본 블로그(dooholee.com)에서도 어느 리플러가 "국부(國富)가 유출되고 있다"라는 글을 보고는 괜히 흥분해서 "국부(國父)라함은 나라의 아버지인데, 우리나라 대통령이 어디로 탈출한다는 말이죠?"라며 쏘아부쳤던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그 리플러는 자신이 지지하는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오히려 나를 무식쟁이로 만들었다.
보지못해서, 듣지못해서, 알지못해서, 배우지 못한것은 죄가 아니지만, 그런 이유로 자신이 아는것이 전부라고 '착각'하고 나대는거나 가르치려 드는것은 큰 죄이며, 민폐다.
현 문화재청의 유홍준청장이 쓴 '나의문화유산답사기'는 "아는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절실하게 느끼게 해준다. 학이시습(學而時習)이라 했거늘 어떤이들은 아직도 자신의 세계에서만 살고 있다. 정말 아는만큼만 보고, 더이상 알려하지도 않는다. 그 틀 안에서만 생각하고 그 기준과 잣대로 모든것을 판단한다.
정말 민폐적인 인간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늘 이야기하지만, 자신을 의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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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호리
2007/01/14 18:37
2007/01/14 18:37